우리 부부는 동갑내기 부부이지만, 서로 존댓말을 쓴다.   30여년간 서로가 존댓말을 쓰다보니 이제는 서로가 익숙하고 하나도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펜션에 오시는 손님들이 상당히 의아하게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가끔은 “중간에 만난 부부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우리 부적절한 관계 아니에요하고 웃으며 답을 하기도 했다.

우리도 8년여동안의 연애기간동안에는 요즈음 젊은 사람들처럼 반말을 썼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시어머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어디 하늘같은 남편한테 반말을 하느냐고 하시면서 호되게 야단을 치시는것이었다.  호랑이 보다도 더 무서운 시어머니께 이러쿵 저러쿵 말대답도 못하고 존댓말이 나오지 않아서 무척 어색하고 힘든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면서 동갑내기인데, 왜 나만 존댓말을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억울하기도 했다.  그래서 남편한테, 내가 존댓말을 할테니까 내게도 존댓말을 해줄것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남편도 어색해 했지만, 어머님말씀에 토를 달수도 없어서 존대말을  쓰게 되었다.  시작은 그렇게 되었지만, 그후 분가를 해서도 세월이 흘러도  습관이 되어서 이제는 반말로 바꿀수가 없다.

그리고 28여년을 살면서 생각을 해보니,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데 ” 서로간의 존댓말”이 일등공신이었던것 같다.  서로가 존대를 하다보니, 싸울일이 훨씬 줄었다.어떤 속상한 일이 있어도 서로가 존댓말을 하는동안에 감정이 누구러져서 화가가라 앉기 때문인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존댓말을 쓰는것이 당연하다고 느끼는것 같다.    우리아들들도 결혼하면 며느리에게 서로 존댓말을  하라고 권해야 겠다.

어떤사람은 부부가 존댓말을 쓰니 덜 친한것같이 보인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것 같아서 앞으로도 고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리고 가끔은 젊은 커플들도 우리가  존중하면서 사는모습이 너무 보고 좋다고  하면서 자기들도 그렇게 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존댓말을 하면서 살아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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